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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의 함정
등록날짜 : 2006/09/13
사람들은 첫인상을 믿으면 틀리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여론 조사를 해보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견해도 다르지 않다. 심리 연구 결과 지원자에 대한 인사담당자들의 판단은 15초 정도면 이미 정해진다고 한다. 악수 한 번이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주변 사람이 나를 판단하는 데 그 이상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고용주들이 이런 식으로 사람을 택하는 것은 과연 현명한 일일까?

1970년 텍사스 휴스턴 대학에서 뜻하지 않게 행해졌던 실험은 이런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휴스턴 대학은 의과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을 먼저 필기시험을 쳐서 걸렀다. 그리고 필기시험 합격자 중에서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 면접관들은 학업을 잘 감당하고 나중에 더 좋은 의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들을 뽑았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그 해에 행정 착오가 생기는 바람에 의과대학에 더 많은 인원이 배정되었고 대학 측은 면접에서 떨어뜨렸던 지원자들을 합격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면접에서 떨어졌던 학생들은 나중에 실력이 부족한 의사가 되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소위 높은 점수로 합격한 학생들과 면접에서 떨어졌던 학생들의 성적은 첫 기말 고사에서 전혀 차이가 없었고, 몇 년 후 의사가 되었을 때도 능력의 차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므로 설명은 단 한가지다. 면접에서 합격한 학생들은 떨어진 학생들에 비하여 면접에서만 더 잘 ‘팔렸을’ 뿐이었다.

세계적인 스타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44년 마릴린 먼로는 사진 모델이 되고자 했지만 당시 캐스팅 전문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한 에이전시는 심지어 “당신은 실무를 배워 비서가 되거나 아니면 결혼 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탭댄서이자 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프레드 아스테어의 형편도 낫지 않았다. 1927년 할리우드 제작사는 그에게 “연기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고, 약간 대머리에 춤만 조금 출 줄 안다.”고 말했다.

인사 심리학은 오래 전부터 한 인간을 평가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정보가 필요하며, 그 판단은 얼마나 믿을만한가에 대한 질문에 몰두해왔다. 하지만 수십 가지의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무척 허탈한 것이다. 어떤 사람과 대화하는 동안 받게 되는 인상이 우리의 인상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하는데, 문제는 이 인상이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의식 중에 상대방의 객관적 특성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의미심장한 결론이다. 첫인상을 중시하는 우리는 사람들의 행동이 결국 우리 자신에 의해 민감하게 좌우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은 우리가 보내는 신호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특정한 행동을 하게 하고 그것으로 우리가 처음 상대방에게 가졌던 이미지를 확인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그에게 투박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거나 간사하고 영리한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된다. 이러한 꼬리표는 상대방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붙여지는 것이지만 그것은 어느새 진실이 되고 만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미묘한 영향을 끼치는가를 연구했다. 그들은 백인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피부색의 지원자들에 대한 가상 면접을 실시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백인 대학생들은 지원자가 흑인일 경우 신체적으로 더 거리를 두고 자꾸만 말의 갈피를 잡지 못했으며 서둘러 대화를 끝냈다. 물론 나쁜 의도 같은 것은 없었다. 대부분의 면접관의 역할을 한 학생들은 나중에 비디오로 자신의 행동을 보고는 매우 놀라워했다. 그러나 지원자들은 면접관의 기분을 민감하게 느꼈다. 그리하여 흑인 지원자들은 백인 면접관들의 이런 행동에 오히려 불안해져서 실수를 저질렀고 그 결과 백인 경쟁자들에 비해 나쁜 점수를 받았다.

그 다음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가상 면접관들에게 이번에는 흑인 지원자들에게 의식적으로 친절하게 대하고 백인 지원자들에게는 무뚝뚝하게 대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제 백인 지원자들이 떨어졌다. 신경이 예민한 상태에서는 그만큼 자신 없는 행동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판단할 때 우리는 자로 재듯이 할 수 없다. 다만 우리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무의식 중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분명한 사실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에 대한 첫인상,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할 것이다, 못할 것이다.’에 대한 판단 등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선입견에 영향을 받게 된다. 즉 객관적 ‘사실’이라기 보다는 주관적 ‘의견’일 뿐이며 현명한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이러한 선입견에 휘둘리지 말고, 상대방의 진정한 모습, 객관적인 역량을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할것이다.